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몸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여러분과 교회를 생각하는 마음은 더욱 깊어갑니다. 지난 한 주간은 유럽 교회의 현장을 섬기면서 하나님께 마음을 드렸던 시간이었습니다.

알려진 바와 같이 일세기 전만 해도 복음으로 메아리 쳤던 유럽은 이제 영적으로 메마른 땅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밑바닥에는 복음을 애타게 구하는 신음소리가 있었습니다. 가는 곳마다 유럽의 물질 문명과 부요함 이면에 영적으로 비참한 현실을 주님의 심정으로 꿰뚫어 보는 하나님의 사람들의 호소를 들었습니다. 한마디로 유럽의 영적 실상을 스스로 고백하면서 ‘우리를 도와달라, 우리를 위해 기도해 달라’는 강청이었습니다.

저는 이미 이와 같은 유럽의 영적 상태를 보아왔고, 그곳 그리스도인들의 간곡한 요청을 들어왔습니다. 그럴 때마다 주님은 저에게 유럽의 영적 현실 앞에 비통하고 안타까운 심정을 부어주셨습니다. 이러한 영적 부담은 유럽으로부터 받은 복음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빚진 자의 심정과 더불어 그 땅을 향하여 가슴 뛰는 비전을 품게 하셨습니다. 그것은 사랑의교회를 향한 주님의 부르심이었습니다.

웨일즈 방문에서는 그 지역 교회 개척에 함께했던 교회 성도들과 사역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하나님께서 어떻게 일하셨는지 간증하고, 주님을 만난 형제자매들의 고백이 버무려진 영적 대축제의 시간을 주님께 올려드리기도 했습니다. 메마른 땅에도 주님은 사람들을 남겨 두셨고, 한 사람 한 사람 속에 믿음의 불을 지펴주셨습니다. 복음의 서진에 대한 비전을 주셨을 뿐만 아니라 이미 주님은 그곳에서 일하고 계시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하나님의 일하심은 한때 존 스토트(John Stott) 목사님이 시무했던 런던의 올소울즈 교회(All Souls Church)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올소울즈 교회와 사역적 협력을 약속하고 함께 주님을 예배했습니다. 유럽 전역에 천 개 교회가 세워지는 비전을 품으며 드린 이 예배에서 하나님은 저에게 “홍해를 건널 때는 전적으로 하나님이 바다를 여셨지만 율법을 받은 이스라엘 백성이 요단을 건널 때는 요단강에 먼저 믿음의 발을 들여놓아야 했다”는 말씀을 전하게 하셨고, 복음의 서진을 위해 우리 앞에 놓인 요단강에 믿음의 발걸음을 내디뎌 순종하도록 도전하셨습니다. 이 도전에 '유니온 사역'과 오엠 선교회 유럽지부가 공식 협약함으로써 거듭 확인해주셨습니다.

한편 독일 본의 복음주의신학교 총장인 하인리히 덕센 목사님은 독일의 복음적 신앙의 회복을 위해 기도해 주기를 강청했습니다. 특히 이번 여정 가운데 주님은 독일 집권당인 기독당의 신실한 그리스도인 대표를 만나게 하셨고, 복음적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는 우리에게 복음이 독일 통일에 얼마나 큰 힘을 발휘했는지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을 구세주로 믿는 예수님의 제자들은 세계를 품고 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럴 때에 복음적 평화통일을 비롯한 개인과 공동체의 기도제목도 해결해 주실 것입니다.

복음의 서진은 유럽의 영적 회복을 향한 주님의 마음입니다. 복음의 빚진 자요 선교의 빚진 자로서 우리는 순종을 통해 마치 한강의 기적이 있었던 것처럼 유럽에 ‘복음의 강수’의 기적을 주시도록 은혜를 간구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함께 마음을 모아 기도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주후 2015년 3월 15일

주 안에서 따뜻이 오정현 드림